8 / 7 (수) 오이도 등대 빨갛게 물들다
저녁스케치
2024.08.07
조회 221

어제 찾아온
저녁노을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등대를 빨갛게
물들여 놓았다

오늘도 저무는 햇살
끝자락에 매달려
바다를 적시며 찾아와
수줍은 아이처럼
살포시 품에 안기어
여기저기 덧칠을 한다

저녁노을을
바라보는 등대의
우수에 찬 애잔함은
마음속으로 서서히
녹아내린다

그대로 인해
기다리는 순간은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기다리는 너의 이름은
사랑이었다고
오늘도 무수히 되뇐다.

고기산 시인의 <오이도 등대 빨갛게 물들다>

지친 퇴근길, 노을을 보며 생각합니다.
하루를 뜨겁게 살아냈기에 저토록 붉은 걸까,
미련이 남아 짙은 여운을 남기는 걸까,
모두 잊고 싶어 활활 태워버리는 중일까.
노을의 속은 알 길이 없지만,
저무는 노을 따라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길 바라며
오늘도 고단했던 하루를 노을 속에 풍덩 던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