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0 (화) 닮은꼴이 너무 괴롭습니다
저녁스케치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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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감을수록
더 맑아지는 정신 때문에
잠을 청할 수가 없습니다.

복잡했던 모든 사연 하나둘
서로 다투면서
언쟁을 쏟아낼 때였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를 닮아 가는 행동으로
연이어 상처로 돌려주고 있었습니다.

남들이 싫어하는 언행과 행동은
닮지 말아야지, 하지만
어느 날 닮아 놀랄 때가 있었습니다.

내가 닮아 가는 것인지
나를 닮아 다가오는 것인지
어느샌가 서로 비슷하게 닮았습니다.

참으로 이상합니다
혐오스럽게 소스라치면서도
닮은꼴을 자르지 못하여
매번 상처로 남아 가슴 아픕니다.

지금도 닮은꼴을 부여잡고
자꾸만 수렁으로 걸어가는지
알 수 없어, 나는
그림자를 밟고 하나의 별이 되어 봅니다

도분순 시인의 <닮은꼴이 너무 괴롭습니다>

언제부턴가 거울을 보면
삶에 찌든 부모님의 얼굴이 보이고,
저러지 말아야지 하던 행동이나 모진 말을 하게 됩니다.

좋고 예쁜 모습만 닮아가면 좋겠는데
싫고 미운 모습만 닮아가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하여 내 마음과 말을 먼저 돌아 봅니다.
누군가가 나를 닮았다는 말이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