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6 (목) 가을의 길목에서
저녁스케치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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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뿐이더냐
세상모르고
혼자 흘러가는 게
어찌 바람뿐이더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과연 아름다운 날이
내일일지, 모래일지
산 너머 있는지,
모래언덕 뒤에 있는지
세월 모르게 너 따라
나 역시 오랫동안 흘렀구나

"행복한 삶으로 가는 길" 이라는
표지판 아래에서
나 잠시 쉬어가야겠다
흘러가는 바람아
재촉하지 말아라
행복한 것만 아름답더냐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 역시
충분히 아름답더라

내 옷깃을 톡톡 치며
스쳐가는 바람아
너도 잠시 쉬어가려무나...

김종원 시인의 <가을의 길목에서>


지친 발걸음을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 정류장, 지하철 승강장, 멈춰서는 신호마다
행복 표지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행복한 삶으로 가는 길
100미터 전, 30미터 전, 5미터 전.

조금씩 행복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오늘도 잘 살았다고 주는 훈장처럼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