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3 (화) 잘못
저녁스케치
2021.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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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면 알아진다
너무나 많은 진실과
너무나 많은 거짓이
인생 한마디로
졸아들고 마는 것을

마흔의 나이에도
일흔의 생애도
결국 인생이란 두 글자에
담겨지고 마는 것을
그래서 인생은
봄날 꽃일 수 없고
여름 녹음일 수 도 없는 것을

오히려 인생은
밤에 우는 고목의 썩은 등걸인 것을
잘못해 봐야 알아진다

마흔 다섯이
마흔 살과 진배없고
마흔 아홉이
쉰 살보다 더 늙는 것을

마음의 헤매임이
몸의 헤매임보다
더 거칠고 황량하다는 것도

제 주먹보다
작은 술잔 속에 빠져 죽고 싶고
운명에 복수하듯,
되살아나고 싶은 것이
인생이란 것은
잘못해 봐야 알아진다.

​거짓말일지라도
진리처럼 믿게 해줄
무모한 용기가 그립고
그런 거짓말쟁이
한 사람이 그리운 게
인생이란 것을
잘못하면 알아진다.

유안진 시인의 <잘못>


우리는 잘못을 하고
쓰디쓴 아픔을 통해 삶의 길을 찾습니다.

그러니 늘 잘못하고 뒤늦은 후회를 한다고 해서
좌절하고 슬퍼할 필요는 없어요.

진짜 아파해야 할 사람은 그 잘못을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사람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