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4 (토) 행복이란
저녁스케치
20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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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여
허리를 굽히십시오
태풍이 지나간 논바닥 모두 쓰러진 벼처럼
곱게만 피는 난쟁이 백일홍처럼
그렇게 위를 보십시오
전보다 모두가 높아 보이지요
차라리 좋습니다
가까이 보면 티와 쓰레기
이제 그들을 멀리 보내십시오
아래를 보십시오
까치발로 보이지 않던
나보다 더 낮은 마음들을 가까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을 힘껏 껴안으십시오
그렇게 사십시오
더 낮추십시오
그러면 웃을 수 있답니다
손석철 시인의 <행복이란>
행복은 언제나 낮은 곳에
그리고 아주 가까이에 있어요.
비 온 뒤 떠오른 무지개를 볼 때,
잘 지내냐며 친구가 안부를 물어올 때,
무사히 하루를 보내고 포근히 잠자리에 들 때,
행복의 순간은 끊임없이 우릴 스치고 지나가죠.
멀고 높은 곳만 바라보다 놓쳐버린 행복들,
이젠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모두 잡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