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8 (수) 나의 꿈
저녁스케치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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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 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어서
당신의 머리 위에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당신이 고요한 가을밤에 그윽이 앉아서
글을 볼 때에 나의 꿈은 귀뚜라미가 되어서
책상 밑에서 ‘귀뚤귀뚤’ 울겠습니다
한용운 시인의 <나의 꿈>
연인을 자그마하게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선
같은 것을 보고 느끼며 늘 함께 하고 싶었던 적이 있죠.
생각해보면 그땐 너무 내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그저 같은 하늘 아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말예요.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
거리를 두고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들처럼,
다치지 않고 서로의 온기가 느껴질 만큼의 거리.
그런 사랑의 거리를 이젠 조금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