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1 (토) 힘들지
저녁스케치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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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두들기는 빗방울 소리에
창 열고 마주한 고향 내음
비 뿌린 아침은 산허리 휘감아 돌며
간밤, 이야기를 들려준다

빗기운에 말갛게 세수하고
터벅터벅 마을 길 걸으면
나지막한 돌담으로 넘어오는
그 시절 그 소리

아침을 깨우는 우렁찬 누렁이 소리
눅눅한 빗소리에 목 축이는 닭울음
컹컹, 고픈 배 재촉하는 복실이
또르르 또르르 기왓골은 빗물 떨구고

훌쩍 커버린 눈높이로 마주하는
600년 느티나무는 그 모습 그대로
잘 왔다, 힘들지 조금만 더 참자
낯설게 살아 온 어제를 다독인다.

강보철 시인의 <힘들지>


머리가 복잡할 때면
유년시절의 고향집이 떠오르곤 해요.

아직도 생생한 고향풍경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기만 하죠.

이미 사라져 꿈에서만 볼 수 있는 그 풍경이
시시때때로 그리워지는 걸 보니,

아무래도 요즘 많이 지치고 힘든 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