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0 (화) 하늘의 여름
저녁스케치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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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하늘도 힘드실 거예요
사람은 덥다고 덥다고 피서를 가는데
하늘은 꼭 해야만 될 일이 있거든요
산에 산에 나무들도 키워야겠고
밭에 밭에 열매들도 익혀야 하니까요.
햇살 속에 물감이랑 몰래 숨겨서
과일에게 곱게 곱게 색칠도 해주고
듬뿍 듬뿍 설탕을 뿌려 줘야 하니까요

차영섭 시인의 <하늘의 여름>


하늘의 여름은 유난히 바쁘죠.
모든 곡식과 열매를 영글게도 해야 하고
적당히 구름을 만들어 쉴 그늘도 만들어야 해요.

할 일이 너무 많아 심통이 나면
천둥번개로 화도 내고 소나기로 눈물도 흘리지만,
변덕스럽다며 사람들이 투덜대고 기분나빠하면
또 금세 무지개를 만들어 사람들을 웃게 하죠.

그러고 보니 하늘의 여름은 쉴 틈이 없네요.
이제 날씨가 이랬다저랬다 하면
오늘은 하늘도 힘들어서 쉬고 싶구나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