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4 (토) 바람의 사춘기
저녁스케치
20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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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기 싫다
사과나무 가지에 누워 자고 싶다
“오늘은 바람이 잠잠하네.”
“그러게 바람 한 점 없네.”
과수원 나온 아저씨 아줌마가 하는 말까지
잔소리 같아 짜증난다
벌떡 일어나 사과나무 한 번
흔들어 줄까 하다 관뒀다
그냥 다 귀찮다
박혜선 시인의 <바람의 사춘기>
요 며칠 바람이 없어
열돔에 갇혀 그런가보다 했는데,
바람에게도 사춘기가 있었네요.
허긴 선풍기도 아닌데 우리가 원할 때마다
적당히 기분 좋게 불어주기가 어디 쉬운가요.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사춘기.
그저 바람이 성장통을 잘 이겨내고
안정을 찾길 바라며 가만히 기다려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