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1 (월) 굽이 돌아가는 길
저녁스케치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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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은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은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 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박노해 시인의 <굽이 돌아가는 길>


남보다 조금 돌아간다고 해서,
그래서 늦어진다고 해서 실망하지 마세요.

돌아가는 만큼 세상 구석구석을 보게 될 테고,
늦어진 만큼 세상 사람들을 깊게 이해하게 될 거예요.

꼬불꼬불하기만 한 인생길이지만,
우린 언제나 직진하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