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6 (토) 바다낚시
저녁스케치
202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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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 것은
나를 바다에 걸려들게 하고 싶어서이다.
잡혀 올라온 물고기들을 만지면서
통째로 누군가에게 잡혀지길 원하는
욕망을 발산하곤 한다.
이 세상에서 내가 거추장스러울 때
잠시 어딘가에 담보로 맡겨놓고 싶은 사람들이
띄엄띄엄 앉아 있는 바닷가에서는
가끔씩 한숨이 파도 속으로 자맥질한다.
가끔씩 희망이 물 위로 치솟기도 한다.

조성심 시인의 <바다낚시>


생각이 많은 날엔
마음 속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웁니다.

낚시는 기다림이란 낚시꾼들의 말을 믿고
흐르는 시간에 가만히 나를 맡기곤 하죠.

얼마쯤 지났을까, 기다림이 옅어질 무렵이면
하나 둘 사라지는 복잡다단한 생각들.

무언가 다시 시작하고 싶은 날엔
생각의 파도 속으로 낚싯대 하나 가만히 던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