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30 (수) 초여름 편지
저녁스케치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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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만 떠올려도
따순 바람이 심장을 적시고
그대 모습만 생각해도
황량한 거리가 미술관이 되는군요.

삶에 지쳐버린 마음에
파랑새가 떼지어 모여들고
앙상해진 뼈마디 마디
신록의 숨결이 파고 드네요.

그렇게 하루는
그대로 인해 넉넉해지고
그대로 인해 꿈을 꾸게 됩니다.

휘청거리면 잡아주고
쓰러질 때면 토닥거려 주는
내 영혼의 비타민

생각해보면 그대는
물푸레나무를 꼭 닮았어요
아니, 에머랄드빛 숲길이었어요.

오늘도 옥상위에선
하얀 빨래가 된 그리움이
우체국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대여
잘 계신가요
아픈 곳은 없는지요

김민소 시인의 <초여름 편지>


녹음이 우거지면
내 청춘을 푸르름으로
가득 채워줬던 그대가 그리워집니다.

싱그러운 여름을 닮은 그대.
향긋한 풀내음 속에서 그대가 느껴질 때면
풀잎을 따다 부치지 못할 편지를 씁니다.

그대, 부디 아픈 곳 없이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