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3 (토) 이 인분 식당
저녁스케치
2021.07.03
조회 447

이 인분을 시켰습니다
이 식당에서는 일인분을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는 이 인분을 시키고 일인분만 먹었습니다

누군가 아깝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괜찮다고 했습니다

이 인분 식당에선
두 벌의 수저를 놓는 일
이 인분을 계산하는 것도 당당합니다

가끔씩,
당신이 있었던 자리에 앉아 봅니다

주영헌 시인의 <이 인분 식당>


혼밥이 가능한 식당을 알면서도
가끔은 이 인분 식당을 찾곤 합니다.

습관적으로 주문을 한 후
나온 음식을 보며 피식 웃는 나.

좋아하지 않아도 한때는 즐겨먹었던 음식 위로
1인분만큼의 덤이 올라간 푸짐한 추억.

그 사람은 더 이상 내 앞에 없지만,
그이와의 추억에 허기질 때면
나는 이 인분 식당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