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14 (금) 아카시아길
저녁스케치
202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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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있는 너의 모습이 좋아라
눈물 흐르는 너의 향기가 아파라

호젓한 아카시아 길 홀로 걸으며
주렁주렁 늘어진 나의 슬픔들
온 산을 덮으며 타오르는데
잠시 바람에도 흐느끼는 향기
내 마음 그 어디를 찾아 흐르나

슬픔이 있는 너의 모습이 좋아라
눈물 감추는 너의 향기가 아파라

서정윤 시인의 <아카시아길>


바람에 실려 온 아까시향을 따라 나선 산책길.

생각의 실타래는 복잡하게 꼬여만 가는데,
달콤한 향기가 스칠 때마다 생각이 부서집니다.

혼자 있는 시간만이라도 맘껏 슬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아까시향기가 야속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