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19 (수) 초보 터보 람보
저녁스케치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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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모든 색이 모자이크 된
팔랑이는 몸뻬 입은 여자
멀뚱거리던 닭 2초 만에 숨 끊어
닭털 뽑는 통돌이로 홱 던진다
장 보러온 주부의 승용차 스티커 글귀
‘운전은 초보 목소리는 터보 성질은 람보’
식은땀 줄줄 운전 초보라
여차하면 그룹 터보의 근육 김종국이나
람보(실베스터 스탤론)까지 부를 심산
오히려 장터에 어울리는 말,
상추 미나리 당근 쪽파 도라지 몇 줌 놓고
행인들 처분만 기다리는 장사에 초보이신 할머니
오토바이에 짐 가득 싣고 비키지 않는다고
부릉부릉 고성을 내지르는 털보 터보
대낮 술에 취기 올라 우엉대 들고
비틀비틀 설치고 다니는 람보 아재
방앗간 옆 국숫집 신장개업 축하화환
‘돈 세다가 잠드소서’ 리본 글귀
돈 세다 노곤하여 드렁드렁 잠들 때까지?
아니면 돈 세다 죽을 때까지?
참으로 독한 덕담이라네
박만식 시인의 <초보 터보 람보>
다양한 사람들이 부대끼며 만들어내는
진한 삶의 향기가 어린 시장,
초보, 터보, 람보가 어우러진 시장풍경이
유난히 그리운 요즘입니다.
오가는 손이 바쁜 시장의 풍경도
돈 세다 잠들라는 재밌는 덕담을 나누는 모습도
다음 계절엔 마음 편히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