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9 (목) 다시 오는 봄
저녁스케치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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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 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 납니다
기러기떼 열 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있구나 생각하니 눈물 납니다
도종환 시인의 <다시 오는 봄>
괜스레 코끝이 시큰해져 올 때가 있습니다.
등굣길에 나서는 아이를 보다가도,
버려 둔 화분에서 돋아난 새싹을 보다가도,
붉게 물든 저녁노을을 보다가도,
기뻐서, 행복하단 생각이 들 때도 말이죠.
그럴 땐 ‘내가 왜 이러지~’싶지만,
아마도 찰나를 파고드는 삶의 흔적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 순간의 감사함 때문일 거예요.
지금껏 살아온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는 우리,
그러니 이젠 꽃이 진 길을 따라 우리가 꽃이 되어 걸어가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