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8 (금) 반창고의 노래
저녁스케치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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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넘어져
피 흘리는 사람을 보면

못 본 척
스쳐지나가지 말아요.

당신의 가슴속에 있는
일회용 반창고 하나

얼른 꺼내서
상처에 붙여주세요.

걱정스런 눈빛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신비한 힘이 있는.

지금껏
세상 살아오는 동안

나도 남에게서 많이 받았던
그 고마운 반창고.

정연복 시인의 <반창고의 노래>


가만히 속을 들여다보세요.
아마도 우리 마음은 반창고투성일 거예요.

아이가 붙여 준 귀여운 반창고에,
이웃의 크고 넓은 반창고,
아물 때까지 떼지 않아도 되는 엄마 반창고.

물론 많은 상처 위로
덕지덕지 붙은 모습이 예쁘진 않아요.
하지만 반창고 부자라서 기분은 좋습니다.

나만큼 힘든 누군가를 보면
선뜻 떼어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