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25 (목) 밥
저녁스케치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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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는 걸 잊고 싶을 때가 있다.
한순간도 어김없이 언제나 나는 세월의 밥이었다.
찍소리 못하고 먹히는 밥.
한순간도 밥이 아닌 적이 없었던
돌아보니 나는 밥으로 슬펐고,
밥으로 기뻤다.
밥 때문에 상처받았고,
밥 때문에 전철에 올랐다.
밥과 사랑을 바꿨고,
밥에 울었다.
그러므로 난 너의 밥이다.
허연 시인의 <밥>
밥 때문에 웃고, 밥 때문에 울고,
철이 들고 밥벌이를 시작하면서부터
사는 내내 세월의 밥이 아니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하지만 오늘도 웃습니다.
어떤 굴욕의 순간에도 미소를 잃지 않죠.
그 미소가 가족의 행복을 지켜줄 것을 믿기에
밥이 아니라 죽이 되더라도 웃고 또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