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 (화) 나를 보고 웃는 거라면야 좋겠지만
저녁스케치
2021.03.02
조회 471
웃지 좀 말아요 자꾸
따라 웃게 되잖아요
스치우는 바람에 쓸려가는 풀려가는 풀잎처럼
지나간 자리마다 흐느끼는 물결처럼
겨우 데려다 놓은 마음
흘린 미소에도 저만치 끌려가버려요
점잖게 말하겠습니다 웃지 말라고
성급히 정정하고 말테지만요
나를 보고 웃는 거라면야 좋겠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간지럽다 웃는 것처럼
가끔은 그렇게 웃는 것도, 괜찮겠지요
금나래 시인의 <나를 보고 웃는 거라면야 좋겠지만>
삶이 팍팍해 웃음을 잃었다 싶은데도
아장아장 걷는 아가의 귀여움에,
시멘트벽을 뚫고 나온 들풀이 대견해서,
그림처럼 떠다니는 구름을 보곤 이뻐서,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웃어서 나쁠 건 없으니
가끔은 그냥 웃어도 좋지만,
그래도 그대만큼은
나를 보고 웃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