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6 (토) 청춘 연가
저녁스케치
202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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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에 촉촉이 옹글진 이슬처럼
교내 작은 숲엔 속삭임이 있었네
꽃가루 흩날리듯 사랑은 나부꼈지만
건초더미만 무성했던 숲길
파릇하게 새순 돋아난 어린 나무
뿌리째 다가서는 망울 하나
우린 그렇게 만났었네
캠퍼스 가득 울리는 음악처럼
멋모르게 퍼져가는 환희
나실 나실 여윈 청춘이었지
그것이 사랑이었구나
꽃향기만으로도 활활 타오를 듯
동화 속 스냅사진 두어 장처럼
노래 한 소절 합창하곤
새털구름처럼 숲길 저편으로 흘러간
먼 훗날 만날 수 있을 거라
막연히 여겼거늘
그것이 작별이 되었구나
숲길은 멀고 깊은 줄 알았는데
어느덧 노을빛 바닷가
아스라이 새벽 물안개처럼 희미해진
내 청춘의 노래 한 소절 같은
그런 사랑이 내게 있었네
김윤진 시인의 <청춘 연가>
개울가에 앉아 흐르는 기타 선율만 있으면
그 자리가 세계 최고의 명소였고,
버드나무 아래서 소박한 도시락을 나누어도
근사한 레스토랑이 되었던 그 때.
곁에 있던 그 사람, 그 친구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무심하게도 다시 봄은 오고
그리움은 깊어만 가는 저녁,
혹여 잊을까,
청춘의 한 자락을 꺼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