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9 (화) 젖지 않는 마음
저녁스케치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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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 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비에 젖었습니다
젖는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나희덕 시인의 <젖지 않는 마음-편지3->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잘살고 있는 건지,
삶의 고민을 짊어진 어깨 위로
연이어 시련이 쏟아집니다.
장맛비처럼 쉼 없이 쏟아진 탓에
인생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나 기도합니다.
아파야 한다면 나만 아프기를.
저 멀리 사랑하는 이에겐
인생의 비구름이 걷히고
달빛 별빛 가득한
밤하늘이 펼쳐지기를.
내일은 더 찬란히 빛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