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먹 손바닥으로
무엇을 그렇게
움켜쥐려 하오
두 뼘도 못되는
가슴속에다
무엇을 그리 품으려 하오
잊혀지는 머리 속에
억지로 무엇을 넣으려 하오
세월에 쫓기는 사람들이여!
사랑도 미움도 부귀도
결국 바람인 것이오
없는듯 하다가
바람처럼 가세나.
조남명 시인의 <없는듯 하다가>
아무리 애를 써도 잡을 수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인연이 될 수 없던 사람.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저며오는 일은
잊어야 살 수 있는 일.
그러니 집착으로 마음을 괴롭히지 말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흘려보내기로 해요.
처음부터 몰랐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