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5 (월) 세월에 길든 삶
저녁스케치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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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든다는 건
친해진다는 것인가
순해진다는 것인가
반려동물 한 마리
같이 살기 위해
훈련과 교육으로 길을 들인다
먹이로 유인하고 야단치고
어르고 달랜다
사나운 것일수록 강도가
강해져야 길이 드는 걸 본다
길이 드는 건
내 것이 연해져야 하는 것
숙성된 삶을 사는 우리
세월에 길들여지느라
머리가 하얘졌고
주름살이 굵어졌고
이젠 행동마저 느려졌다
그래도 묵묵한 세월에
길들여진 삶이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험했던 인생길이
그리 그늘져 보이지만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길들여져 사는 삶
이젠 강물처럼 갈 일이다.
이현천 시인의 <세월에 길든 삶>
길들여진다는 건 익숙해지는 것.
길들여졌다는 건 마음에 집을 짓고 함께 하는 것.
함께 하며 닮아가고, 편안해지고, 유연해지는 것.
길들임은 그렇게 마음의 벗이 되는 과정이지요.
그러나 길들임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답니다.
만약 지금이 너무 힘들다면 조금만 더 기다리기로 해요.
세월에 길들여지면 세상도 우리 편이 되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