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7 (수) 장마
저녁스케치
2024.07.17
조회 306



세상 살기 힘든 날
비조차 사람 마음 긁는 날
강가에 나가
강물 위에 내리는 빗방울 보면
저렇게 살아 갈 수 없을까
저렇게 살다 갈 수 없을까
이 땅에 젖어 들지 않고
젖어 들어 음습한 삶내에 찌들지 않고
흔적도 없이 강물에 젖어
흘러가 버렸으면 좋지 않을까
저 강물 위에 내리는 빗방울처럼
이 땅에 한 번 스미지도
뿌리 내리지도 않고
무심히 강물과 몸 섞으며
그저 흘러 흘러갔으면 좋지 않을까
비조차 마음 부러운 날
세상 살기 참 힘들다 생각한 날
강가에 나가 나는

안상학 시인의 <장마>

땅에 스밀 겨를도 없이
흘러가는 세찬 빗물처럼
힘겨움이 고통이 되기 전에
흘려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건 스스로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손에 꼭 쥐고 있던 근심을 하나씩 하나씩 놓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