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는 청춘의
장미였다
촉촉이 물오른
가지마다
여린 가시가 돋친
싱그런 빨간 장미
바람도 내 곁을 지날 때
조심스러웠지
이제는 중년의 꽃으로
살고 싶다
아침 햇살에 감사하며
저녁 휴식에 또 감사하며
하늘 아래 땅으로 사는
낮은 마음으로
욕심 없는 소박한
삶의 꽃을 피우고 싶다
봄이 겨울보다 짧은
이유와
꽃이 피고 지는
자연의 이치에
더욱 고요히 흐르는
물소리로
내 인생의 사계절을
걸어 가리라
내 안의 종소리에
귀 기울이며
겉보기의 화려함보다
참 고운 인연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내면의 편안함을
벗 삼아
중년의 꽃으로 살고 싶다
우영국 시인의 <중년의 꽃으로 살고 싶다>
인내라는 자양분으로 천천히 뿌리를 내리는 꽃.
크고 작은 아픔에 흔들리며 튼튼한 꽃대를 세우고
모든 걸 품는 넉넉한 마음이 모여 봉오리가 되는 꽃.
보석 같은 눈물들이 꽃살이 되어 차오르고
모난 마음이 둥글어진 후에야 만개하는 꽃.
그토록 어렵게 중년의 꽃을 피워냈으니
오래도록 짙은 삶의 향기를 뿜으며 살아가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