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5 (목) 반쪽
저녁스케치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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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또 어둠이 찾아왔다
저 달은 저기 저렇게
반쪽짜리 모습으로
어둔 구름속을 떠돌고 있다

내 가슴을 달에게
살짝 기대어 담아본다
내가 달을 보듯
나를 보고 있는 달이
더 슬퍼 보이던 저녁에

저 달이 내 마음을
알아주면 좋을 것 같아
달에게 가슴을 기대본다

반쪽짜리 달아
반쪽 내 가슴을
달아
니가 좀 품어줄래
바람결에 흩어져
너에게 가고 싶다

김종혁 시인의 <반쪽>

어디에도 마음 기댈 곳 하나 없어
세상이 내게 등을 돌린 것만 같은 날.
누굴 만나도 텅 빈 마음이 채워지지 않고
그 어떤 따스한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날.
퇴근길 터벅터벅 힘없는 걸음을 멈추고선
힘든 어깨를 토닥여주는 달빛에 기대어
한참을 쉬어가게 되는 그런 날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