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4 (목) 매화 꽃피다
저녁스케치
202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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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찬바람
시린 달빛에
아직은 숨조차 힘겨운데
매화 얼굴 붉히며
다소곳 가슴 하나 여민다.
가지마다 내뿜는 숨결에는
보이지 않는 정열인지
들리지 않는 아픔인지
웃음 가득 다가오는 미소에는
향기만 한아름 가득하니
활짝 웃는 매화에 마음 하나 피웠다.
옷 벗어 씻긴 흔적 속에
거친 숨결 잠재우고
나에게 찾아와 춤추니
나도 이제 그만
매화에 입맞추며 향기에 취해본다.
최규영 시인의 <매화 꽃피다>
추운 날씨에도 굳은 기개로 피어나는 꽃,
그래서 매화는 선비들이 사랑한 꽃이었다지요.
퇴계는 ‘매화는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원칙을 지키며 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그 다짐처럼,
은은하게 실려 오는 매향에
갈피를 못 잡고 선 마음의 매무새를 고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