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6 (토) 이사
저녁스케치
202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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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을 실은
용달차 한 대가 지나간다.
산다는 것은
기어코 저렇게
이불 한 채,
솥단지 몇 개 싣고
따뜻한 방을 찾아
이사 가는 것인가 보다.
살림이 너무 없어
비어 있는 자리에
한 사내와 어린 것 둘도
짐이 되어 얹혀 간다.
새로 옮겨가는 집에도
주인이 있을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이사>


조금 더 볕이 잘 드는 집을 찾아 옮기기를 여러 번.
이쯤이면 그만해도 되겠지 했는데 다시 이삿짐을 쌉니다.

살림만큼이나 잔뜩 늘어난 마음의 짐들,
두고 떠나야 잘 살 수 있을 텐데 자꾸만 걱정이 앞섭니다.

부디 다음번 이사 땐 마음의 짐은 싸지 않게 되기를,
마음고생은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