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5 (금) 엄동설한
저녁스케치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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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하게 추운 날이면
아버지의 고독이 떠오른다.
극빙의 가난과 싸우며
얼음장 같은 세월을 보냈다.

전쟁의 폐허더미에서
한 톨 쌀알을 골라내며
부서진 널빤지를 모아
가산을 일으키신 억척

지게를 짊어진 어깨에
가족이 매달려 허리가 휘고
갈퀴가 다 된 손발은
아등바등 살아온 흔적이다.

가시밭길을 걸으며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겨울의 한복판에서도
의연하시던 아버지가 그립다.

박인걸 시인의 <엄동설한>


당신의 작아진 뒷모습이
유난히 눈에 밟히던 날,

점점 약해져만 가는 당신을
외면했던 못난 자식은
가슴이 먹먹해져와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하지 못한 말,
이젠 혼잣말이 돼버린 말을 당신께 전합니다.

아버지...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