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2 (금) 사랑을 속삭여요
저녁스케치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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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앞에서 만나요
집 근처 공원으로 모시러 갈까요
커피숍에서 만나요
여행을 떠날 테니 간이역에서 만나요
늘 우리가 갔던 곳 근처에서 만나요
둘만의 시간을 보내던 그곳에서요

오늘은 산행하기로 해요
단풍잎 이미 떨어졌지만
수북하게 푹신푹신 쌓인 낙엽을 밟고
한 잎 한 잎의 사연 이유를 살펴봐요
이따금 내리는 싸락눈발 서럭서럭해요
구불구불한 산기슭
운치 서려 있는 것을 보듬어요
사랑했을 때처럼 한껏 감정을 느껴봐요

둘만이 사랑해서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에요
현재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우리가 사랑으로 세상을 보듬었기 때문이에요
들려요! 하하 호호 웃는 소리
삶을 다한 모습 지천으로 보여요
사랑을 속삭이는 밀어 기분 좋게 보여요, 들려요
우리가 사랑을 쌓은 것처럼요

최명운 시인의 <사랑을 속삭여요>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면
예쁘지 않은 게 없어요.

여기저기 모난 세간살이도,
잡초처럼 피어있는 들꽃도,
얄미운 사람들도 말이죠.

그렇게 흔들림 없이 고운 마음으로 살고픈 나는,
오늘도 모든 것과 눈 맞춤하며 사랑을 속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