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 (금) 하현달
저녁스케치
2021.04.02
조회 456

아버지 만나고 오는 날
하현달이 자꾸 따라온다

요즘은 자주 걷던 길목도
한 번씩 놓치고
한참을 돌아오신다고

저무는 길 나서는데
텃밭 채소 한 아름 안겨 주시며
손 흔들던 뒷모습

절대 기억 놓으면 안 된다는
철없는 자식 토닥이는

아버지의 뒷모습
야윈 등 따라나서는 달무리가 흐려진다

김금주 시인의 <하현달>


둥근모양이 점점 빠져가는 하현달.
앙상한 그믐달이 되어가는 모습이
굽어가는 아버지의 등을 닮은 것 같아
하현달을 보면 콧등이 시큰해져옵니다.

아직은 시간이 있으니까 더 잘하면 되지 하면서도
유난히 아버지의 등이 야위어 보이는 날이면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그저 달처럼 오래오래 곁에 있어 달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