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4 (수) 다림질을 하며
저녁스케치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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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뿜어
구겨진 옷자락을 다림질 한다.

접혀진 구김살마다
서려 있는 일상의 흔적

비우지 못한 마음
크고 작은 잘못으로 하루는 온통 주름투성이

아침마다
얼룩진 어제를 다림질해도
또 어느새
여기저기 생겨나는 주름투성이

구겨진 옷을 다리듯
잘못을 펴는 일은
또 하나 나를 찾는 고된 작업

찬란한 내일을 위해
이슬 뿜어
구겨진 오늘을
뜨겁게 뜨겁게 다림질 한다

오은석 시인의 <다림질을 하며>


오늘은 괜찮겠지,
말끔히 다림질을 하고 나가도
집으로 돌아올 때면
잔뜩 구겨져 쪼그라든 마음.

뭐가 잘못된 걸까,
그러지 말았어야 하나,
아님 마음이 덜 자란 탓일까.
하나를 지우면 두 개로 늘어나는 마음의 구김.

결국 잠들 때까지 다림질을 끝내지 못해
꿈속에서도 구겨진 마음을 다리고 또 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