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1 (월) 가슴 빈터에 따뜻한 그리움을 심으리라
저녁스케치
202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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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하여 그대여 울지 마라
외롭다 하여 그대여 슬퍼하지 마라
흰 눈이 가슴 안으로 마구
휘날린다고 하여 지나온 시린 발자욱
마구 지우려 또 애쓰지 마라
저문 날들이 하루를 지우고
떨어진 낙엽들이 추억을 떨치고
상처 깊어 꽃잎같이 가녀린
줄 터진 그리움이 마구 흔들린다 해도
그대여, 바람 곁에서 꿋꿋히 버티자
한 가닥 희망이 길게 구부러져
허공에 제멋대로 나부낀다 하여도
호올로 가야할 삶이라면
지붕위에 덧댄
지난겨울의 기와 한 장이 되어도 좋으리
삶이란 뜨락에 너와 나
함께 동행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쏟아지는 눈발 속에서
몇 포기 별로 뜬 행복을 담방담방 떠서
아직도, 슬픈 네 가슴 빈터에
내 따뜻한 그리움을 심으리라
양애희 시인의 <가슴 빈터에 따뜻한 그리움을 심으리라>
그래요.
버텨야죠.
자리를 바꿔가며
서로의 체온을 지켜주는
남극의 펭귄들처럼.
조금 더 여유 있는 사람이
더 힘겨운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고,
따뜻한 그리움의 씨앗을 품고선
겨우내 단단히 서로를 붙들어주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