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2 (화) 마음이 깨진다는 말
저녁스케치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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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실직으로 고개 숙인 그녀에게
엄마, 고뇌하는 거야?
다섯 살짜리 아이가 느닷없이 묻는다
고뇌라는 말에 놀란 그녀가
고뇌가 뭔데? 되물었더니
마음이 깨어지는 거야. 한다
꽃잎 같은 말이 나온 이 세상을
그녀는 믿을 수가 없다
책장을 넘기듯 시간을 넘기고 생각한다
깨어진 마음을 들고 어디로 가나
고뇌하는 그녀에게
아무도 아무 말 해주지 않았다
하루 종일
길모퉁이에 앉아 삶을 꿈꾸었다
천양희 시인의 <마음이 깨진다는 말>
고뇌라는 게,
머리가 깨질 듯 아파서
머리로 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지 뭐예요.
마음이 깨지는 건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아파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뒀을 거예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바로 마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