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2 (금) 잃어 가는 것
저녁스케치
2021.03.12
조회 534

이런저런 생각에 치여
누구에게도 내어줄 여유가 없고
만나면 돌아갈 시간을 계산하는
이룰 수 없는 사이가
연민으로 동여맸을까

맥없는 한숨도 부질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심정을
충분히 동참하고 헤아렸을까
그만 미련의 자리를 내어주렴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그러나 못 보니 멀어지고
멀어지니 새삼스러워
그렇게, 그렇게 산다는 것은
하나, 둘 잃어 가는 거라지

김윤진 시인의 <잃어 가는 것>


더는 잃을 것도 없는데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것들.
그럴 땐 내려놓은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부질없이 이어 온 인연도,
터무니없는 욕심도.

잃는 거라고 생각하면 억울해지지만,
내가 내려놓는 거라고 여기면 맘이 한결 편해지죠.

오늘도 또 하나를 내려 놓았다구요? 괜찮아요.
그만큼 마음은 농익어가는 중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