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6 (화) 나비는 길을 묻지 않는다
저녁스케치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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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날아오르는 순간 집을 버린다.
날개 접고 쉬는 자리가 집이다.
잎에서 꽃으로 꽃에서 잎으로 옮겨 다니며
어디에다 집을 지을까 생각하지 않는다.
햇빛으로 치장하고 이슬로 양식을 삼는다.
배불리 먹지 않아도 고요히 내일이 온다.
높게 날아오르지 않아도 지상의 아름다움이
낮은 곳에 있음을 안다.
나비는 길 위에서 길을 묻지 않는다.
박상옥 시인의 <나비는 길을 묻지 않는다>
낮 동안 꽃과 꽃 사이를 옮겨 다니느라
밤이슬 위에서 지친 몸을 잠깐 쉴 뿐이지만,
나비는 자신의 운명을 탓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길을 묻지도 않아요.
그러기엔 자신의 생이 너무 짧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날개짓을 멈추지 않는 것만이
살아가는 동안의 최선임을 아는 나비처럼,
우리도 내일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누구도 갖지 못한 나만의 화려한 날개를 다는 그날까지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