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7 (수) 가슴이 두근거리는 까닭
저녁스케치
2021.03.17
조회 521
아무도 없을 때 해변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목줄을 매지도 않았는데
강아지처럼 졸졸 쫓아오는 발걸음을 바라보면
안쓰러워 내가 나를 쓰다듬고 싶어집니다
물결 한 번에 발걸음들
깨끗해집니다
잊어버리고 싶은 것은 추억이 되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만 쉽게 잊힙니다
내가 더 많이 다가가겠습니다
해변의 작은 카페에 앉아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준비가 된 것 같아서
가슴이 더 두근거립니다
주영헌 시인의 <가슴이 두근거리는 까닭>
문득 바라본 창밖 풍경에도
산책 중에 스치는 바람에도
괜스레 가슴이 두근댑니다.
빛바랜 감정이라 여겼는데,
불쑥 튀어나오는 설렘에
미소가 절로 납니다.
다시 그대를,
그리고 이 계절을,
사랑할 준비가 끝났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