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2 (월) 꽃샘바람
저녁스케치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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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고 찾아드는
고즈넉한 저녁처럼
흐른 세월만큼
익어서 찾아오는 기억이 있다.

멀어져간 아쉬움 사이로
얼핏 스치는 그리움 하나

봄이 오고 꽃은 피는데
마음엔 바람이 인다.

선뜻 입술을 대지 못하는
커피 한 잔이
지독한 그리움이라는 걸
나직이 불러오는 이름 하나가
되돌릴 수 없는 슬픔이라는 걸

저기 넘치는 햇살 아래
꽃처럼 피고 싶은데
농익은 기억하나
통째로 봄을 흔든다.

임은숙 시인의 <꽃샘바람>


꽃이 필 무렵엔
기분 좋은 생각만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기억이란 못된 녀석이
시도 때도 없이 마음을 툭 치고 지나갑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미소 짓고 있다가도
스치는 시린 바람에 코끝이 찡해져 오는 걸 보니,

아직도 지워야할 기억이 많은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