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4 (수) 봄밥을 먹고 있는
저녁스케치
202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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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밤
식탁 위 잘 볶아진 볶음밥이다
봄밥이다
어둠이 밝아지기 위해
별을 켜 놓은 저 하늘처럼
두런두런 마주앉은 밤이 환하다
무슨 걱정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숟가락 젓가락으로 꽃을 떼어내며
저녁을 먹고 있는 밤
무슨 언어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푸름과 붉음
은은한 출렁임
배시시 웃는 꽃 좀 보라
살갗에 돋아나는 저 꽃 좀 보라
이승엽 시인의 <봄밥을 먹고 있는>
새순들이 많아 이것저것 담구요,
차례대로 피어난 꽃들도 하나씩 넣었더니
어머, 마음그릇이 너무 작은 거 있죠.
에라 모르겠다. 훨씬 큰 마음그릇에
담고 싶은 봄을 다 담아봅니다.
하나 둘 피어나는 벚꽃에 한참을 망설이다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 같아 내려놓고는
슥슥 버무리려는데 진달래가 보이네요.
올해도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푸짐한 봄밥에
마음다이어트는 다음으로 미뤄야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