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2 (월) 가을 혼선
저녁스케치
20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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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걸어 주십시오
지금 나는 통화량 폭주로
연결될 수 없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온 세상 거리거리 공중전화에서
가로수가
은행나무가
하루종일 차르르 다이얼을 돌려대니까요

다시 걸어 주십시오
지금 나는 빗발치는 그리움에
혼선 중입니다
세상이 단지,
단지 가을인 것만으로
낙엽이
은행잎이
밤낮없이 왈칵, 왈칵 눈물을 쏟으니까요

박이화 시인의 <가을 혼선>


온 거리의 가로수들이
낙엽비를 쏟기 시작했습니다.
밤낮없이 쏟아지는 은행잎에
우리 마음도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데요.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가버린 건지...
또 한 번의 가을이 저물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