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5 (월) 천천히 와
저녁스케치
2020.10.05
조회 543
천천히 와
천천히 와
와, 뒤에서 한참이나 귀 울림이 가시지 않는
천천히 와

상기도 어서 오라는 말, 천천히 와
호된 역설의 그 말, 천천히 와

오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
기다리는 마음이 건네준 말
천천히 와

오는 사람의 시간까지, 그가
견디고 와야 할 후미진 고갯길과 가쁜 숨결마저도
자신이 감당하리라는 아픈 말
천천히 와

아무에게는 하지 않았을, 너를 위해서만
나지막이 들려준 말
천천히 와

정윤천 시인의 <천천히 와>


초조한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말이죠.

자상한 미소가 스며있는 말,
좀 더 기다려주겠다는 너그러운 마음씨와
조심해서 오라는 배려가 숨어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천천히 와” 라는 말을 들으면
그 속에 들은 따뜻함이 고마워서
늦은 걸음을 더 재촉하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