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7 (토) 건들건들
저녁스케치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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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한테 농이나 걸며 살면 어떤가
움켜쥔 것 놓아야 새 것 잡을 수 있지
빈손이라야 건들건들 놀 수 있지
암팡지고 꾀바르게 사느라
웃음 배웅한 뒤 그늘 깊어진 얼굴들아,
경전 따위 율법 따위 침이나 뱉어주고
가볍고 시원하게 간들간들 근들근들
영혼 곳간에 쟁인 시간의 낱알
한 톨 두 톨 빼먹으며 살면 어떤가
해종일 가지나 희롱하는 바람같이

이재무 시인의 <건들건들>


인생을 열심히만 살라는 법이 있나요.

욕심 내 쥐고 있던 것들 시원하게 놓아버리고
한량이라도 된 듯 신나게 놀기도 해야죠.

가끔은 조였던 나사를 풀고
건들건들 살아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