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9 (월) 한 호흡
저녁스케치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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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고 지는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워내고
피워낸 꽃을 한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서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문태준 시인의 <한 호흡>


초록이 옅어진 나뭇잎에 단풍이 들었다가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그 사이가 한 호흡이라면
얼마 뒤면 가을의 숨도 다 하겠지요.
이렇게 또 한 호흡이 지나가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