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0 (목) 퇴근길에
저녁스케치
2020.12.10
조회 465
육신이 가난하다는 말은
영혼이 부유하다는 말일까?
가난으로 잠시 불편해져 있는 나조차
비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은 없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사람도 없겠지만
겨우 숨만 쉬고 있는
가난한 목숨은
할 말을 가지지도 못했다.
사람 아닌 소리에도
항거하지 못하고
사람답게 산다는 것조차
위안일 뿐,
비탈길을 걸을 때처럼
나는 절름발이가 된다.
오늘 하늘이 너무 멀다.
서정윤 시인의 <퇴근길에>
오늘을 사는 일은
할 말을 하지 못하고,
들리는 소리를 외면하고,
흐르는 눈물을 삼키는 것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아주 가끔은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는 이 있어,
나와 함께 소리 없이 울어주는 이 있어,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