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방학 자가 연수 중
코로난가 뭔가 불쑥 찾아와
현관 문고리 잡고 가는 바람에
우리 부부 자가 격리 중
이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먼
그러잖아도 각방 거처 선언할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눈칫밥 한 그릇 얻어먹고 살기도
쉽잖은 팔자인지, 눈만 뜨면
손 씻고 마스크 끼고
한 끼 먹은 밥그릇 숟가락 젓가락
각자 설거지하고 소독하고
화장실 드나들 땐
변기 거울 빚 갚듯
반질반질 다 닦아 줘야 하고
온종일 건네는 말이라는
밥 먹자, 라는 한 마디
그마저도 눈치 보며 주고 받는 일상
지금, 여기, 나는
자가 수양 중이다
자가, 누구인지
자가, 왜 여기 머물고 있는지
자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나 혼자 조용히 묻고 있는 중
김욱진 시인의 <수상한 시국 · 3>
지금 이 방송을 듣는 분 중에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계시는 분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방 안에 갇혀 주는 음식만 먹고
식구들 하고 얘기도 못 나누다보니
어떤 청취자 분은 우울증 걸릴 것 같다는 말씀도 하시더라구요.
불편하고 괴로운 시간이 지나야
가족과 맘 편히 함께할 날이 옵니다.
우리가 지금 그런 시대를 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