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9 (토) 사람답게 피는 꽃
저녁스케치
202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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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꽃을 피운다지
정성 들여 가꾼 예쁜 꽃 말고
절벽에서 절로 자란 눈물꽃 말이야
눈물의 기적이라고 부르곤 한다지
사막에서 피워 올린 꽃, 모래폭풍이 몰아칠 때
사막도 물 한잔 들이켜면
긴긴 잠에서 깨어난다잖아
내가 왜 그랬나
곧 지고야마는 꽃들을 그리워하면서
깊이 묻어둔 사막 하나씩 꺼내 본다지
내 속에서 키운 꽃도
온몸을 들썩이며 흐느낄 때가 있다는데
벼랑 끝에 피운 꽃에게
제일 먼저 눈길이 간다지
눈물이 꽃인 줄도 모르고
그만 놓아버리는 사람들이 많다지
사막이 물결칠 때마다 피워 올린 꽃을
모래를 삼키면서도 모른다지
그 꽃이 얼마나 사막답게 만드는지를
그 꽃이 얼마나 사람답게 만드는지를

박정원 시인의 <사람답게 피는 꽃>


많은 사람들이 숨어서 울고,
우는 자신을 감추려고 하지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눈물인 것 같아요.
눈물은 감정이 마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