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베어본 사람은 알지
절망이 순식간에 희망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지난밤 꿈같이 낯설어지는 게 한둘이 아냐
하지만 네가 기쁨에 겨워 춤 출 때
더 조심해야 해
모든 것들은 모서리를 가지고 있거든
그들이 날을 세울 때 혹은 주먹을 날릴 때
너는 얼얼할 거야
그런 거지 뭐 그런 거지 알다가
알 수 없고 알 수 없다가 알고
아침에 화투로 운수 떼는 여자처럼
침 묻혀 먼지 닦는 남자처럼
조용히 끓어넘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견디기도 하는 거지
그것이 눈물일지 웃음일지 혹은 밥일지
알 수 없지 알 수 없어 그런 거지
하지만 낡은 종이 접고 또 접다
무심히 학이 되는 것처럼
그냥 무심히 그러다 문득 유심한 거야
그런 거지 그런 거지 그렇고 그런 거야
심규한 시인의 <그런 거지>
예상치 못한 흐름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얼얼해도
‘인생은 그런 거야’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것.
알 것 같았다가, 알았다가
또 알다가도 모르는 게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