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0 (월) 바다는 잘 있습니다
저녁스케치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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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식당의 젓가락은
한 식당에 모여서도
원래의 짝을 잃고 쓰여지는 법이어서

저 식탁에 뭉쳐 있다가
이 식탁에서 흩어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 지나 닳고 닳아
누구의 짝인지도 잃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다가도
무심코 누군가 통해서 두 개를 집어 드는 순간
서로 힘줄이 맞닿으면서 안다

아, 우리가 그 반이로구나

이병률 시인의 <바다는 잘 있습니다>


가족의 존재라는 게 그렇죠?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가
명절이나 가족모임 때 만나면
“그래. 우리가 이래서 핏줄이지.” 하고 끈끈한 정을 느끼게 됩니다.
장마에, 태풍에, 오늘 하루는 잘 보냈는지...
나의 가족이 보고 싶어지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