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난 인생이라는 말을 몰랐다
인생이라는 말이 싫었다
어른들 중에서도 어른들이나 입에 달고 사는 말이거나
어쩌면 나이들어서나 의미를 갖게 되는 말인 줄로만 알았으며
나는 영원히 그때가 오게 되는 것인 줄도 몰랐다
그런데 오늘 나한테 인생이 찾아왔다
굉장히 큰 배를 타고 와서는
많은 짐들을 내 앞에 내려놓았다
이제 앞으로는 그 많은 짐들을 짊어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하나하나 풀어봐야 한다고 했다
좋은 소식 먼저 들려줄까
안 좋은 소식 먼저 전해줄까
언제나처럼 나에게 그렇게만 물어오던 오전 열한 시였는데
예고 한 번 없이 인생이 여기 구석까지 찾아왔다
이병률 시인의 <지나가는 바람>
20년 내지 30년..
살아온 날이 짧아서
인생이라는 말이 거창하게 느껴지던
젊은 시절도 있었는데
어느 새 돌아보니 인생 한복판,
아니 끄트머리에 서있는 듯 합니다.
짐이 무겁고, 져야할 책임은 많지만
나의 인생길을 걸어가봅니다.
걷다보면 쓴맛 사이, 인생의 단맛도 느낄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