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서
아픔과 슬픔, 아쉬움까지 툭툭 털어
빨랫줄에 널었습니다
채 털어내지 못한 감정들이
눈물처럼 바닥에 떨어져 어두운 얼룩을 남기지만
괜찮습니다,
금세 마를 테니까요
날이 좋아서
이번에는
한나절도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주영헌 시인의 <빨래하기 좋은 날>
빨랫줄 빈자리에 젖은 마음을 넙니다.
탈탈 털어서 널어두면
햇볕이 슬픔을 말리고
바람이 근심을 멀리로 데려가죠.
오늘도 날이 좋아 오래 걸리지 않았겠죠?
조금 뒤면 햇볕 냄새를 머금은 마음이 우릴 다시 웃게 해줄 겁니다.